3D TV,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

- 3D TV 시장에 불이 붙고 있다. 기업들은 3D TV와
   관련 컨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
   예상보다 더 빠르게 3D TV 대전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하다. 시작부터 기선을 빼앗기면 다시는 그 자리로 되돌아 올 수 없다는 듯 각 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무서운 기세로 서로를 몰아붙이고 있다. 있따라 3D LCD TV를 출시하며 선점 경쟁에 나선 LG전자에 대해 삼성전자는 2D -> 3D 변환 기능과 Full HD 3D를 지원하는 LED 백라이트 LCD TV로 대응하고 나섰다.
누구랄 것 없이 TV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업이라면 모두가 3D TV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형국. 이미 시장이 확연히 이곳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방증임과 동시에, 미래 TV 복합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성되는 시기가 마침내 도래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는 현상이다.
어제 삼성의 'LED 3D TV'출시 행사는 당초 계획보다 약 한 달 여 앞당겨 진행됐다. 갑자기 불어닥친 3D 열풍에 한 달의 기간이면 이미 시장의 선점효과를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주된 이유였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SONY 역시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

영화 '아바타'가 보여준 가능성에 많은 관람객들이 탄성을 자아낸 것은 사실. 하지만 아직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3D TV에 대한 가능성과 그 효과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IT 기업들의 이런 잰 행보는 조금은 의아스러운 면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이런 판단을 내린 데에는 지난해 LED 백라이트 TV를 기점으로 촉발된 시장의 독식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기존 LCD TV의 백라이트를 LED로 교체, 더 얇고 밝은 TV를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이 시장의 85% 이상을 독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처럼 한 번 흘러가기 시작한 트랜드를 선점하는 기업이 어마어마한 시장을 독식하게 되는 최근 IT의 트랜드를 감안하면 3D TV 역시 먼저 이를 선점하는 기업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위기감으로 인해 촉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3D TV는 소비자들의 니즈보다는 기업들의 마케팅 측면이 강한 것이 사실. 하지만 시장이, 그리고 제품이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종래엔 대부분의 TV가 이 기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소비자들 역시 TV의 선택에 있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 중 하나로 3D를 인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이런 판단은 3D TV 시장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LED 백라이트 TV가 그랬듯 3D TV 역시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급격히 우리의 거실을 점령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 절반은 컨텐츠 싸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산업은 유독 소프트웨어, 컨텐츠에 취약하다. 하지만 IT의 새로운 흐름은 이미 컨텐츠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 현실. 점점 다양한 기능을 갖춰가는 하드웨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어플리테이션, 컨텐츠의 확보는 이미 애플의 아이튠즈, 앱 스토어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의 IPTV 사업자들은 이런 현상을 IPTV 시장에 적용, 개방형 앱 스토어 방식으로의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컨텐츠 제작자가 앱 스토어에 컨텐츠를 등록하면 소비자가 이를 수용하고, 그 수익은 서비스 제공자와 컨텐츠 제작자가 분배하는 전형적인 애플의 방식.
삼성은 3D TV 초기를 선점하기 위한 무기를 갖추는 데도 열심이다. 초기 시장에 부족한 컨텐츠는 TV 내에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2D->3D 변환 기능과, 드림웍스와의 제휴로 공급되는 3D 애니메이션 타이틀, 스카이프와 IPTV 지원 등으로 통해 해소한다는 전략.
LG나 SONY 등은 아직 구체적인 행사를 진행한 바 없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밝히고 있지 않지만, 3D TV 만큼이나 '컨텐츠'의 확보가 중요함은 익히 알고 있을 일. 결과적으로 3D T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기업들 모두가 컨텐츠 확보에 혈안이 될 것이 분명하고, 이는 TV 시장 뿐 아니라 관련 영상 산업, 광고, 영화, 타이틀 산업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상 산업 영역에 극명한 효과를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 관건은 가격
LED 백라이트 LCD TV는 초기 CCFL 방식의 LCD TV보다 월등히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이 동일한 방식의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며 급격히 가격이 하락한 예가 있는 것이 사실. 삼성측은 그간 TV 가격이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져 왔지만 3D TV 값은 LCD만큼 빠르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 밝혔다.
정말 그럴까? 올 봄을 기점으로 거의 모든 가전업체들이 3D TV를 공격적으로 출시할 것이 분명한 시점에서 독보적이고 특화된 기술과 제품이 아닌 이상 기업들은 또다시 가격을 무기로 경쟁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일정 기간 독식할 수 있던 LED TV와 달리 3D TV의 가격은 오히려 다욱 빠른 속도로 현실화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3D TV의 가격은 소비자들이 쉽사리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은 분명하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부군 사장은 어제 3D TV 발표회를 통해 기존 LED TV보다 약 15~20% 가량의 가격 차이가 있을 것이라 밝혔지만, 이미 200만원 대 초반까지 가격이 떨어진 46인치 LED TV와 비교해 삼성의 새로운 46인치 7000 시리즈 3D LED TV의 가격은 400만원을 훌쩍 넘는다. 20%가 아닌 200%인 셈.
그 격차가 20% 내로 좁혀지는 시점에서 시장 역시 폭증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3D TV의 가격은 삼성의 바람대로 유지되기보다 오히려 급격히 하락할 공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 셔터방식? 아니면 편광 방식? 이도 저도 아니라면.....
3D TV는 셔터 방식, 즉 스테레오스코픽 방식이 표준으로 정해졌다. 삼성은 이 방식을 고수하기로 결심한 듯 보이며, LG는 안경 없이 3D를 감상할 수 있는 무안경 방식과 셔터 방식을 모두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셔터 방식은 안경을 써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화면이 선명하고 해상도가 높다. 또 다양한 시점에서 입체화면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반드시 3D 안경을 써야 하는 조금은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게 된다. 반면 무안경 방식은 해상도가 극도로 낮아지는 단점이 있으며, 특정 시점에서만 3D 입체 화면을 즐길 수 있으며, 시점 역시 고정되어있어야 한다. 반면 안경 없이 입체화면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
윤사장은 이에 대해 "무안경 방식은 여러 각도에서 가족들이 TV를 시청하기 힘들며, 지금의 셔터 방식이 가진 화질 수준의 구현을 위해서는 패널의 해상도가 9배가 높아져야 한다. 이런 패널은 현재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만들어낸다 해도 엄청난 가격일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 전쟁은 시작됐다
결국 3D TV는 셔터방식과 기존의 편광 방식, 홀로그램 방식이 경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초기인 현재는 어떤 방식도 완전하다 하기 어렵지만, 사용자들은 어떤 방식이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3D TV의 가치 중 절반은 컨텐츠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3D TV의 구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유저라면 양질의 컨텐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과, 해당 컨텐츠의 수급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부분. 여기에 3D 재생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플레이어, 홈시어터 등도 기존과는 다른 규격과 기능을 갖고 있어 구입 시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3D TV가 돌풍을 일으키기 위한 요건 중 '가격' 역시 아직까지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므로 제품의 출시와, 또 가격의 변동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며 구입 시기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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